이 미로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건 무엇일까요?
6개의 미로를 따라 당신만의 답을 찾아보세요<천천히>_복슬
“그냥 좀 쉬고 싶었나 봐요.”
워커홀릭 건축가 보영은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뜻밖의 휴식시간을 가진다. 손으로 한 잔씩 내리는 커피, 담벼락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 서른 걸음쯤 걸으면 보이는 식당까지. 그곳에선 모든 게 느리고 조용히 움직인다.
<나와 같은>_고은
“그냥 널 닮은 거지. 다른 사람이라고.”
소꿉친구 제리에게 고백 받은 호두는 좋아한다는 감정에 자신이 없어 마음을 거절한다. 그 후, 호두를 닮은 알바생을 뽑은 제리는 그녀를 호두처럼 대하며 급속도로 친해진다. 호두는 그 둘을 보며 혼란스럽다. 네가 그리고 내가 좋아한 건 네 모습일까? 그냥 너일까?
<인생은 돌발!>_이제
“인생은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재미잖아?”
육상 선수를 꿈꾸던 도윤은 아킬레스건을 다쳐 달릴 수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아암을 앓았던 한이, 가족을 잃은 언재와 만나 다시 없을 학창 시절을 보낸다. 세 사람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간다.
<봉구>_아실
“이상하다. 오늘은 봉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여섯 살 소년 '나'는 부모님께 매일 혼나기만 하는 봉구가 안쓰럽다. 그래서 함께 산책도 하고 젤리도 나눠 먹으며 마음을 나눈다. 어느 날, 봉구가 쥐도 새도 없이 사라지고 '나'는 봉구를 찾기 위해 집 안 곳곳을 뒤지던 중 숨겨왔던 진실을 마주한다.
<불 밝은 집>_참치캔
“내가 더 잘할게. 나만 두고 가지 마.”
피곤에 찌들어 골목을 헤매던 회사원 진혁. 어렸을 적 화재로 없어진 집에서 잃었던 가족을 재회한다. 하지만 기뻐하던 것도 잠시. 또 다른 이별이 기다리고 있는데….
<소화>_봉봉
“우리가 잘하면 우리 아파트가 금싸래기 아파트가 되는 겁니다!”
재건축이 논의되고 있는 낡은 아파트. 어느 날, 아파트에서 검은 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의문의 검은 물로 촉발된 일련의 사건과 비극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집’이라는 재화에 대한 집착과 파멸을 그린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 나 자신조차 모르겠는 내 마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내일, 맞설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 기댈 곳 없는 외로움, 우리를 잠식하는 비뚤어진 욕망. 여러분은 여섯 개의 미로를 통해 무엇을 보게 될까요?
| 리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21 다양성만화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6명의 웹툰 작가가 기획한 단편 만화 앤솔로지 『칸 밖의 미로』웹툰을 벗어난 새로운 창작에 대한 갈증으로 의기투합한 6명의 웹툰 작가! 복슬, 고은, 이제, 아실, 참치캔, 봉봉 작가가 모여 1년간 꾸준히 준비한 단편집 『칸 밖의 미로』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 앞에 선보였다. 후원자들의 관심과 응원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펀딩 리워드 상품을 제외한 단행본을 이제 서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장편 연재가 수익성에 유리하기 때문에 단편 작품을 제작할 기회를 얻기 힘들고, 상업성과 대중성에 대한 고민 때문에 망설였던 작가들이 ‘미로’라는 테마를 통해 한 자리에 모였다. 무엇이 우리를 미로처럼 갑갑하게 만드는지, 이 끝에 답은 있는지, 6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담아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드라마, 로맨스, 호러, 힐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풀어낸 미로를 따라 독자들은 어떤 출구를 발견하게 될까? 스크롤 형태가 아닌 지면 형태로 만들어낸 색다른 연출과 스토리는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흑백 대신 색상이 다채로운 웹툰의 특장점을 살린 컬러 원고로 작가들의 개성을 더 선명하게 즐길 수 있다.
바쁜 생활로 인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느림과 휴식의 가치를 전하는 <천천히>, 실타래처럼 엉킨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이야기 <나와 같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인생은 돌발!>, 아동 학대와 폭력에 관한 비판을 담은 <봉구>, 가족을 잃은 이의 외로움을 표현한 <불 밝은 집>, ‘집’이라는 재화에 대한 집착과 파멸을 그린 <소화>를 읽어 보며 지금 내가 걷고 있는 ‘미로’는 어떤 모습인지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단행본 마지막 부분에는 작가들의 후기가 담겨 있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본편에서는 보지 못한 비하인드 이야기까지 수록되어 있어 완독 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2021 다양성만화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칸 밖의 미로』를 통해 웹툰 작가들이 전하는 단편 만화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