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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아저씨 개조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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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02-12
작가 가키야 미우
출판사 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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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이는 집에서 엄마가 키워야만 해.”

일도 안 하는 전업주부가 지칠 게 뭐가 있다고.

하루 종일 집에서 애들이랑 놀기만 하면 되는 부러운 인생 아니냐.”

대형 석유회사에서 정년퇴직한 쇼지 쓰네오. 꿈에 그리던 퇴직 후의 생활이었지만, 현모양처였던 아내는 남편이 원인인 병, 이른바 후겐병을 앓고 있으며 딸에게서는 당신이라 불린다. 정신을 차려 보니 친구라곤 남아도는 시간과 고독뿐. 그러던 어느 날, 아들 부부에게서 손주 두 명을 보육원에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벼랑 끝에 선 정년의 아저씨, 난생 처음 아이들을 돌보며 이혼 회피&가족 재생에 도전한다!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만 한다? 육아와 가사는 여자의 일?

전업주부는 집에서 노는 사람?

말이 안 통하는 가부장제 꼰대 남자들을 향한 최후통첩!

소설의 첫머리는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정년퇴직한 아저씨가 자기 딸에게 시집가라는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진절머리 날 만큼 익숙한 패턴이다. 그러나 그것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아저씨가 작품 내내 여자와 육아, 가사노동에 대해 쏟아내는 편견과 고정관념은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도 온몸으로 겪어온 사회의 압박 그 자체다. 그러나 구시대적 가부장제를 온몸에 체화한 이 아저씨가 맞닥뜨리는 것은 이미 너무도 달라진 현실과 어쩔 수 없이 떠맡겨진 육아다. 투덜거리면서도 별수 없이 손주 둘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아저씨는 조금씩 세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금껏 무엇이 잘못되어 있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육아와 가사야말로 힘들고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고, 또한 이를 모두 여성에게 떠맡기는 것은 남성에게도 좋지 못한 일이라는 사실까지도. 말 그대로, ‘아저씨가 개조된다.

작중 아저씨는 가사와 육아를 등한시하는 자신의 아들을 보면서, 남성간의 한 세대 사이에서 일어난 변화가 너무도 적다는 사실을 통감한다. 그러나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변화를 알리는 것이고, 이미 바뀐 현실을 알리는 것이다. 세상은 변했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바뀐 세상에 적응하려면 아저씨처럼 스스로를 개조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만 할 것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그리고 좀 더 행복한 가족을 위해서.

 

본문 속으로

미안하게 됐구나. 그런데 유리에, 너 지금 몇 살이더라?”

그렇게 묻자 유리에는 귀찮다는 듯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이쪽을 노려보았다.

분명 서른셋이었지.”

대답조차 하지 않는다.

넌 왜 결혼을 안 하는 건데? 앞으로 어쩔 생각이야?”

유리에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은 채 커피나 마셔야지라고 중얼거리곤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뒷매무새를 보이며 주방으로 향했다. 카운터 너머로 보이는 뒷모습이 피곤해 보였다.

유리에, 앞으로도 쭉 혼자 살 생각이냐?”

그게 뭐. 안 돼?”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제대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봐야 어른이 되는 거야.”

_ 본문 10

 

외롭다.

그러고 보니 어제 오전에 갔던 햄버거집도 나이든 남자들뿐이었다. 거기서도 모두가 신문을 읽고 있었다. 너무나도 한가한 나머지 매일같이 커피를 마시러 간다 해도 거기라면 고맙게도 100엔밖에 들지 않는 데다가, 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으로 뭐라 하지 않기 때문에 눈치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같은 생각인 것이다.

_ 본문 55

 

그런 작은 애를 남의 손에 맡기면서까지 일할 필요가 어디에 있다는 거냐?”

아버지, 그런 소리 한다 해도 마이가 일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도 빠듯하다니까.”

_ 본문 73~74

 

유리에라면 그런 거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 줬을 거예요.”

거야 걔가 여자라 그런 거고.”

무슨 뜻이죠?”

여자란 태어나면서부터 사려 깊고 배려심이 있는 데다가, 모성 본능이란 게 있으니까 아이 돌보는 일도 어렵지 않잖아. 하지만 나는 남자니까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_ 본문 139

 

아이와 노는 건 정말 지루하다.

시간낭비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화가 머리 위로 부글부글 끓어올라 온다.

_ 본문 147

 

렌이 또 울기 시작했다.

, 왜 그래? 뭐 좀 먹을까? 아니면 주스 마실래?”

빨대를 꽂은 주스를 내밀자, 렌은 있는 힘껏 두 손을 내저었다. 주스가 든 종이팩이 바닥을 뒹굴며 꿀럭꿀럭 넘쳐흘렀다.

무슨 짓이야! 마룻바닥이 엉망이 되잖아!”

상대가 어린아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사이 화가 치밀어 올라 큰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렌은 겁먹은 얼굴을 한 채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고 아오이도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면서 두려운 듯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_ 본문 158

 

요즘 젊은 엄마들은 조금이라도 편한 식으로만 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정말 걱정이라니까요. 우리 세대엔 기저귀도 전부 천 기저귀라 세탁하는 것만도 큰일이었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젊은 엄마들을 고생시키고 싶다는 심술궂은 마음으로 말하는 건 아니겠지.

_ 본문 258

 

. 너무하지 않나요? 저랑 가즈히로 씨는 대학 동기라고요. 가즈히로 씨랑 똑같이 공부했고, 여름 방학 때는 단기연수도 다녀온 데다가, 테니스 서클에선 가루이자와까지 다녀왔고요. 그때가 제일 즐거웠었죠. 그런데도 아이를 낳자마자 새장 속에 갇힌 새 취급이라니……. 이런 말 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즈히로 씨보다도 제가 훨씬 더 성적이 좋았거든요?”

_ 본문 326

 

가즈히로 세대는 아버지로, 그리고 가정의 일원으로서도 자신의 세대보다 훨씬 나은지 모른다.

하지만, 나와 가즈히로 간의 한 세대 사이에서 일어난 변화는 너무나도 적었다.

_ 본문 343


 

먼저 읽은 독자들의 찬사

이 세상의 모든 남편들이 이 책을 꼭 읽어 줬으면 좋겠다. 아니, 읽어!(웃음)

-류세이도서점 이토요카도점 야마모토 기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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