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감시자들은 누가 감시하는가
1985년 10월, 에드워드 블레이크라는 인물의 시신이 발견된다. 한때 슈퍼히어로 팀 미닛맨의 일원이었던 그는, 마스크 금지 법안인 킨 법령 발효 후 정부 요원으로 활동하던 코스튬 모험가 코미디언이었다. 별다른 단서도 없어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마찬가지로 코스튬 모험가이지만 불법 활동으로 수배 중인 로어셰크가 이를 조사하며 일련의 사건을 관통하는 공통점을 찾고 그 배후를 추적한다. 한편 과거 한때 로어셰크와 함께 활동했던 모험가 나이트 아울과 실크 스펙터, 닥터 맨해튼과 오지만디아스의 신변에도 음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데….
1986년에 처음 발표되고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그래픽노블 사상 최고의 작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이로운 걸작이다. 수많은 수상 경력을 자랑하며 특히 타임 매거진 선정 ‘1923년 이후 발간된 영문 소설 100선’에 포함된 유일한 그래픽노블이다. 어떤 수식어도 부족하고,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기념비적 작품.
DC 코믹스 출간 목록의 처음 혹은 끝
2008년 시공사를 통해 국내 만화 시장에 처음 소개된 DC 코믹스. 시공사는 그 첫 주자로 슈퍼맨이나 배트맨으로 대변되는 슈퍼히어로 만화가 아닌 <왓치맨>을 택했다. 미국 슈퍼히어로에 대한 인식 자체가 희미하던 시절에 <왓치맨>으로 시작하는 것은 모험일 수 있었지만 명작은 그 모든 불안과 의혹을 불식했다. 그래픽노블이라는 생소한 매체에 쏟아진 수많은 찬사와 열띤 호응은 오롯이 <왓치맨> 혼자 거둔 성과였다. DC 코믹스의 역사, 아니 DC 코믹스 자체를 논할 때 서두에 언급되고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의 저력이었다. 그로부터 11년이 흐른 2019년, 새롭게 단장한 <왓치맨 디럭스 에디션> 한국어판이 출간된다. 두 권으로 나뉘었던 판본을 한 권으로 모은 하드커버 양장의 <왓치맨 디럭스 에디션>은 고품질로 새롭게 채색한 본편에 이제껏 공개되지 않았던 보너스 자료를 추가하고 화가 데이브 기본스가 새로 쓴 서문을 수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정서에 맞는 새로운 번역을 입히는 작업에 공들였다.
완결한 이야기를 향해 되풀이되는 도전
<왓치맨>의 작가 앨런 무어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존재이다. 천재이자 기인, 자기애 충만한 창의적인 고집불통,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이자 완벽주의자인 그를 억지 부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세상 누구도 그렇게는 쓸 수 없는 이야기를 써내는 작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본인도 그 능력을 자신했기에, 선택한 매체인 그래픽노블 외에 다른 형태로 변형할 수 없도록 작업했다고 공언한 <왓치맨>이지만 2009년 잭 스나이더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고, ‘왕좌의 게임’ 제작으로 유명한 HBO가 올해 TV 시리즈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픽노블을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다면 <왓치맨>으로 시작하라.
그리고 <왓치맨>을 읽어 본 적이 있다면 지금이 다시 읽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