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들면 가끔 그녀의 순간이 보인다.


그녀가 보는 것을 보고 만지는 것을 느끼고 듣는 것을 듣는다.
13살 때 심장 이식을 받고 난 후 모르는 소녀가 되어 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꿈을 꾸었다.
그 뒤로 그녀의 기억을 체험하며 성장해 나갔다.
그녀의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바라보기만 할 뿐 닿을 수 없는 마음이다.
그러나 어느 날 꿈속의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데…….

《제25회 전격 소설 대상》 심사위원 장려상 수상작

'호즈미'는 심장 이식을 받고 나서부터 어떤 한 소녀가 되는 꿈을 꾼다.
그에게는 그 소녀와 함께하는 꿈이 삶의 원동력이자 살아가는 이유다.

여느 날처럼 잠에 들고 그녀의 순간을 보고 있었는데 그의 수학 선생님이 꿈속에 등장했다.
순간 놀라 그는 목소리를 내었고 그 소리가 그녀에게 전해지게 되었다.
그 후 잠에서 깨었고 그는 그녀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한다.

그가 돌아간 자리에 그녀는 설렘을 느꼈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한다.

비가 시원하게 내리던 어느 날, 그녀는 집으로 가기 위해 신발을 갈아신으려고 했지만 신발이 없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 순간, 그가 가슴속에 돌아온 것이 느껴졌다.
우울했던 기분이 사그라들며 불꽃이 타올라 뜨거울 정도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고 그녀는 실내화를 신은 채로 양발까지 흠뻑 젖었지만 그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하교한다.

그는 자신이 그녀의 심장을 받은 사람이라는 정체를 밝히지 못했지만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품어왔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순간 다시 잠에서 깨고 결국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한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꿈에서 본 풍경을 토대로 기억을 더듬어 그녀의 집을 찾아가는데…….

그와 그녀의 관계를 보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져 온다.
이미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결말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발 이어지길, 만날 수 있길 바라면서 읽게 된다.

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장마의 풍경을 잘 묘사해 그 시기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가슴 아픈 청춘 연애 소설을 즐기고 싶다면 이 도서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