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 러버들의 건강한 웃음을 위한 최고의 백신!
<2018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

어쿠스틱 라이프 14

“세상이라는 아주아주 커다란 신이
나의 존재도 아주아주 조금은 염두에 둔 채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 것이 기쁘다.”


이번 14권에서는 난다와 쌀이 모녀의 궁합을 엿볼 수 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자아를 갖춘 한 명의 어엿한 인격체가 된다. 유아 시기와는 또다른 관계를 맺어야 할 때가 된 것. 다행히 딸과 궁합이 잘 맞는 난다는 딸과의 시간이 가끔은 연애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한다. 서로만 알 수 있는 말들을 나누고, 함께 쇼핑을 즐기는 두 모녀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단짝 친구처럼 보인다. 마음 맞는 친구를 직접 창조해낸 난다의 행복이 보는 독자들의 입가에까지 미소를 전달한다.

40대를 앞둔 난다가 보여주는 매일의 성장도 아름답다. 다를 것 없는 일상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나라는 시스템을 1바이트씩 업데이트해가는” 난다의 자세는 그의 만화가 단순한 코믹 일상물에 그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자신의 성장과 깨달음을 주로 개그로 활용하지만, 진지한 화제로 올리는 일도 망설이지 않는다.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에서 난다가 깨닫고 다짐한 것은 무엇일까?

14권에선 새 가족의 합류 소식도 접할 수 있다. 쌀이의 동생뻘인 고양이 산호의 첫 등장이다. 난다 가족은 사전 공부와 집사 체험을 거쳐 고심 끝에 집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지만, 실제 고양이와의 동거는 예상과는 다른 일투성이다. 특히 어린 쌀이와 산호의 관계가 난다를 고민에 빠뜨린다. 말이 통하지 않는 반려동물과 어떻게 합을 맞춰나가는지, 난다 가족의 경험담에 귀기울여보자.

이번 권에서는 연재 234화부터 246화까지 총 13화가 실렸다. 단행본만의 특전인 <스몰토크>에서는 난다가 꼽은 추억의 안주, 그리고 난다 가족의 코로나 칩거생활을 만나볼 수 있다. 변함없이 유쾌하지만 갈수록 단단하고 노련해지는 어쿠스틱 라이프! 비일상이 일상이 된 지금, 어쿠스틱 라이프 팬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는 최고의 한 권이다.

로망과 현실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생활만화의 최강자, 어쿠스틱 라이프!


2010년 “스물일곱의 어느 날 남편이 생겼다”는 선언과 함께 시작된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 어느덧 햇수로 십 년이라는 제법 긴 연재 기간을 자랑하는 장수 웹툰이 되었지만, 독자들의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 속에 ‘생활만화의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처럼 『어쿠스틱 라이프』가 꾸준한 사랑을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 만화가 어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지만 말로 하긴 모호한 일이나 감정들, 이른바 ‘어른의 사정’이란 것을 재미와 공감, 두 마리 토끼와 함께 잡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난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내어 자신의 목소리로 새롭게 들려준다. 무심코 흘려보내는 흔한 사건마저도 『어쿠스틱 라이프』 속으로 들어오면 반짝반짝한 웃음과 섬세한 감수성의 새 옷을 입는다. 로망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평범한 일상을 만화 속으로 옮기는 난다의 솜씨는 가히 독보적이다.

『어쿠스틱 라이프』는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하면서도 자기감정에 치닫거나 재미를 위해 무리하게 이야기를 끌어가지 않는다. 이 만화가 오랜 시간 동안 독자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수많은 생활만화가 있지만 소재와 재미, 그리고 공감대 모두를 잡은 만화는 흔치 않다. 십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동세대 독자들과 같은 삶의 궤적을 걸으며 그들을 울리고 웃겨온 건 『어쿠스틱 라이프』가 유일무이하다. 재미와 감동, 편안함과 시니컬함 사이에서 환상의 균형 감각을 보여주는 『어쿠스틱 라이프』는 ‘어른의 생활만화’ 중 단연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난다는 『어쿠스틱 라이프』로 <2018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다. 심사평에서는 “장수 연재작이면서도 개인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많은 대중이 공감하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의 모습을 끊임없이 비추는 만화”로 수상 의의를 밝혔다. 재미는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자타공인 생활만화의 최고봉, 『어쿠스틱 라이프』! 앞으로도 어떤 재치와 통찰력으로 어쿠스틱 러버들을 울고 웃길지 사뭇 기대된다.

생활인으로서, 유부녀로서, 그리고 ‘난다’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과 생각, 감정을 그려온 『어쿠스틱 라이프』. 이제는 ‘엄마’라는 하나의 인생 타이틀을 얻게 된 난다와 그녀의 동반자 한군, 그리고 그들의 딸 쌀이가 더해져 또다른 스펙터클 라이프가 진행중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