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최고의 작가 콤비가 선사하는 일러스트 소설집! 오후도 서점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무라야마 사키의 미발표 작품을 포함한 세 가지 단편이 컬러 일러스트와 함께 돌아왔다. 단조로운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주인공들은 따스한 용기를 건넨다. 일러스트레이터 게미의 그림과 함께 화려하게 수놓아진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덧 봄의 여행자가 벚꽃 아래서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꽃게릴라의 밤

사유리는 늘 호주머니에 꽃씨나 작은 알뿌리를 가지고 다닌다.

산책하는 척하며 온 마을에 씨앗을 뿌리는데……. 꽃게릴라 작전, 이번에도 성공할까?!

 

봄의 여행자

나는 폐쇄를 앞둔 한밤중의 유원지를 기웃거리다, 그곳을 지켜온 할아버지를 만난다.

함께 별을 보며 그가 51년째 기다리는 봄의 여행자에 대해 듣게 된다.

과연 그 여행자의 정체는. 할아버지는 과연 그 여행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또그르르

알사탕 캔을 흔들면 또르르――.

어른 아이 누구나 즐겁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짧고 강렬하고 컬러풀하다!

 

 

본문 속으로

 

꽃을 훔치는 사람을 꽃도둑이라고 한다. 그럼 꽃게릴라는 무엇이냐 하면, 공원이나 공터나 남의 집 정원 같은 곳에 몰래 꽃씨를 뿌리거나 알뿌리를 심거나 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예전에 사유리 언니가 가르쳐 주었다. 아직 뭐가 나올지 모르는 씨앗과 알뿌리에서는 계절이 바뀌면 싹이 트고 꽃이 핀다. 동네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거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꽃게릴라의 즐거움이다. _9, 꽃게릴라의 밤

 

 

할아버지는 허허허 웃었다.

별하늘을 가리키며,

나는 말이다, 이제 곧 저 하늘 너머에서 날아올 걸 기다리고 있단다.”

혜성이오?”

아니.”

그럼 UFO?”

비슷해. ――거북이야.”

?”

하늘을 나는 거북이가 오늘밤 이 마을에 잔뜩 날아올 거거든. 우주의 거북이야.”

그런 게 있어요?”

말도 안 돼……, 괴수 영화도 아니고. 나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았다. 할아버지는 내 얼굴을 보고, 우리 할아버지와 닮은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우주인이 있으면 우주 거북이가 있어도 이상할 게 없잖니?”_34, 봄의 여행자

 

달그락달그락

캔을 흔들면 또르르

알사탕

손바닥에 또르르

반짝반짝 알사탕

 

빨강색은

딸기 맛

달콤한 치약 맛

일찍 일어난 날의

하늘 색깔

_ 62-64, 또그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