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동안 마녀에게서 피를 얻는 조건으로
나는 마녀의 개가 되어 그녀의 목숨을 지켜준다."

"그러니까… 한입만♡"

책 속 주인공인 신내림은 깡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왕따다. 무당의 딸이라는 그이유로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내림은 가기 싫은 수학여행에 억지로 참여하게 되고 다 쓰러져 가는 교회 안으로 내몰리게 된다. 시궁창 같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부적을 뜯으며 장롱을 열게 되고 그곳에서 봉인된 뱀파이어 페테슈를 풀어주게 된다.
장롱 안에 갇혀 있던 페테슈는 인간이 되기 위해 마녀의 피가 필요했다. 그가 살던 곳은 마녀 사냥으로 인해 마녀의 씨가 마르고 말았고, 동양의 마녀(무당)라도 찾기 위해 한국으로 넘어왔다. 상처에 난 피를 핥는 것으로 자신들도 모르게 계약을 맺게 된 그들은 그렇게 주종 관계가 되었다. 계약의 조건은 간단명료하다. 피를 주는 조건으로 마녀의 목숨을 지켜준다.
억지로 맺게 된 계약이었지만 페테슈의 등장 이후 내림이의 주변은 다시 떠들썩해졌다. 어렸을 때 자신을 따랐던 효열이는 멋지게 변했고, 교회 오빠 무진은 wee클래스 선생님으로 내림이의 곁에 다가왔다. 밑바닥까지 자존감이 낮아 있었던 내림은 대형견 같은 뱀파이어 페테슈로 인해 점차 웃게 되고 위로받는다. 하지만 위기는 또다시 찾아오고 만다. 학기 초 전학 온 미나로 인해 왕따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가해자 무리가 내림이를 협박하는데….

카카오페이지 웹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허니블러드]는 판타지와 현실 문제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뱀파이어라는 흔한 판타지 소재를 다루면서도 10대 왕따 문제를 진중하게 접근하여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으며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내림이 처한 상황에 몰입하게 한다.
만화적 재미를 위해 뱀파이어라는 판타지가 가미되었지만 작가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담기 위해 현실의 왕따 문제를 끌고 왔으며 훌륭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감상평을 보면 내림이 왕따를 당하는 장면이 등장하면 같이 화내주고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어서 벗어나길 기도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허니블러드]는 우리가 애써 무시해 왔던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정면으로 그리면서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허니블러드]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첫 번째, 무당이라는 한국적 소재와 바다를 건너 온 뱀파이어와의 결합은 절묘한 시너지를 내며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각 환경에서 환영받지 못한 이질적인 존재들이 만나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성장해 간다.
두 번째, 이야기를 끌고 가는 등장인물들이 살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귀염과 도발의 반전 매력을 지닌 뱀파이어 페테슈. 기나긴 왕따로 인해 주눅이 들어 있지만 예쁜 내림이. 실질적 왕따 가해자이지만 표면상으로는 착한 아이 송진아. 어렸을 때부터 내림을 믿고 따르는 효열. 교회 오빠 무진.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엮어가며 만들어가는 이야깃거리는 풍부하고 다채롭기까지 하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허니블러드]는 웹툰 무대에서 새로운 감각으로 그려지는 순정극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