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만화가 = 만화시편
귓가에 맴도는 詩의 소리와
닿을수록 새겨지는 만화의 온도

만화시편; 그래픽 포엠이라는
낯선 텍스트의 낯익은 온도

이 책에는 서윤후 시인의 첫 시집에 수록된 시 10편과 미수록 시 10편을 담았습니다.
각각의 편은 〈만화〉―〈시 전문〉―〈시인의 코멘터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수 한 수 읽고, 보고, 느끼고, 사색하시기를 바라며 책을 만들었습니다.

시인의 말 中
시가 만화로 그려지는 일을 상상했지만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그려본 일은 있었지만요. 구체적인 장면으로 시를 읽어가는 일을 해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 소년들을 영영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기다림에 사활을 걸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수색하거나 싸움을 지속하거나 방공호의 담요를 찾아 나서는 소년들의 뒷모습을 봅니다. 그들은 모두 나였고, 그들은 내가 되는 일을 부정했습니다. 부족했고 작았습니다.

만화가의 말 中
사실 시집은 거의 읽지 않습니다. 네오카툰을 통해 시집을 만화로 만들자는 의뢰가 들어왔을 때의 본심은 ‘거절하는 것이 맞겠지’ 좀 더 문학과 절친한 작가님이 작업을 맡아주시는 게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서윤후 시인님의 시집을 읽고 그 속으로 흠뻑 빠지고 난 뒤, 그만 욕심을 생겨 이 책에 만화가로 이름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그렸고 서윤후 시인님의 의도를 가능한 한 굴절 없이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